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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의 사랑 / Sylvie's Love (2020)

봤어요! - 무언가/2021년

by 서던 (Southern) 2021. 7. 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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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1962년, 뉴욕의 어느 극장 앞.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한 여성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연 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약속했던 사람이 오지 않는 상황처럼 보입니다. 그러다가 그녀의 눈에 들어온 한 남자. 그의 이름을 부릅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 돌아보는 남자. 그녀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리고 시간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영화 [실비의 사랑]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만난 두 사람. 그리고 두 사람의 서로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죠.

아마존 오리지널 영화 [실비의 사랑]은 2020년 12월 25일 공개 되었습니다. 테사 톰슨, 은남디 아소무가 주연의 작품이죠. 포스터부터 이 작품은 예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0년의 연애를 그린 작품은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했죠. 시대적 배경을 지금이 아닌 과거라고 해도, 2020년대에 스타일에 맞는 로맨스 영화로 만들 수 있지만, [실비의 사랑]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그 시대 그 느낌의 사랑 영화처럼 조금은 촌스럽고 우직하게 그렸다고나 할까요. 두 사람의 만남, 호감을 느끼는 순간, 그리고 헤어지는 순간, 다시 재회하는 순간 등 하나하나 다 익숙하면서도 느렸습니다. 촌스러운 사랑 영화였던 것만은 분명한데, 이게 2021년에 보고 있으니 오히려 새롭게 다가오는 영화였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1957년. 차세대 존 콜트레인을 꿈꾸는 색소폰 연주자 로버트 할러웨이와 아버지가 운영하는 음반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실비아 파커. 로버트는 셀로니어스 멍크 앨범을 사러 갔다가, 한눈에 반한 실비아로 인해 음반 가게 알바를 합니다. 이미 정혼자가 있는 실비는 로버트와 좋은 관계를 이어가지만 우정 이상의 선을 넘어가지 않으려고 하죠. 로버트 역시 계속 그 마음의 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그런데 어디 청춘 남녀가 그럴 수 있나요? 약혼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내뱉으면서 억지로 로버트에게 가는 호감을 억제하던 실비. 약혼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래선 안 되는 줄 알면서 선을 넘지 않으려는 로버트.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세계 최고의 색소폰 연주가를 꿈꾸고 있던 로버트에게 프랑스 파리로 갈 기회가 생겼고, 로버트는 실비에게 함께 가자고 합니다. 그 사이 로버트의 아기를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실비는 로버트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로버트와 이별을 선택하죠. 5년이 지난 1962년. 실비는 약혼했던 남자 레이시와 결혼을 했고, 자신이 꿈꾸던 TV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 고구분투하는 중입니다. 일하는 여성, 좋은 엄마, 이상적인 아내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는 실비. 실비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녹녹치 많은 않습니다. 그러다가 극장 앞에서 5년 만에 로버트를 만나게 됩니다.

앞서 말했지만, [실비의 사랑]에는 신파적인 요소는 다 들어가 있습니다. 사랑해서는 안 될 사이의 주인공, 사랑하는 사람의 미래를 위해 아이의 존재를 숨기는 여성과 그것도 모르고 떠나는 남성. 그리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면서 잊고 있던 감정이 떠오르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까지 말이죠. 그런데 촌스럽지가 않습니다. 좋은 음악과 멋진 의상 그리고 미술들이 이 이야기의 힘을 실어주네요. 주말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보일 수 있는 실비의 캐릭터를 좀 더 주체적이고 당찬 여성으로 잡은 것이 한몫했고요.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고자 하는 실비로 인해 이 촌스러울 뻔(?) 했던 사랑 영화는 그 어떤 로맨스 영화보다 흥미롭게 보이더군요. 테사 톰슨이 직접 제작까지 하면서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도 충분히 알겠더라고요. 이런 캐릭터 만나기 쉽지 않으니까요.

사랑하기 때문에 보내주고,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는 그렇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다시 만나는 이런 알고도 당하는 구닥다리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그걸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니어서 그런지, 정통 로맨스 영화 느낌도 나면서도 새로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특히 음악이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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