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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종 (2021)

봤어요! - 무언가/2021년

by 서던 (Southern) 2021. 7. 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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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2: 귀신이 시켰다 (*스포일러 포함)

5년 전에 봐야 할 영화가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의 극찬으로 시작해, 영화 애호가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개봉하고 나서도 일반 관객들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았었죠. 그래서 그 영화는 꼭 봐야 할 영화가 되었습니다. 바로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었습니다. 그래서 봤습니다. 열광하진 않았습니다. 재미는 있었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 작품이었죠.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5년이 지났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전문가들의 극찬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살짝 다른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영화 애호가들도, 일반 관객들도 각기 다른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극찬으로 관심몰이를 한 영화가 왜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가 되었는지 말이죠. 그래서 이 영화는 꼭 봐야 할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도 나홍진이라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바로 나홍진 감독의 원안을 썼고, 제작에 참여한 [랑종]입니다.

개봉 전만 해도 '역대급 무서운 영화'였습니다. 비교 대상은 일단 '곡성'이었는데, 무서움만큼은 '곡성'을 지워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곡성]을 공포 영화로 분류는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무서운 영화는 아니었기에 아예 작정하고 공포 영화로 만들었다면 [곡성]보다 무섭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긴 했습니다. 영화 [랑종]은 진짜 공포 영화였습니다.

[랑종]은 태국의 감독이 만들었습니다. [셔터]를 만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나홍진 감독의 기운(?)을 받아 태국의 기운을 더해 음산한 영화로 탄생시켰습니다. 영화 [랑종]은 태국 북동부 지역에 있는 이산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이곳에서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무당 '님'. '님'은 자신을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팀과 함께 형부의 장례식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조카 '밍'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밍'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가 됩니다. '님'은 '밍'의 가족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취재 팀은 이 과정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밍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만큼, 모든 상황은 예상과 달리 최악의 상황을 치닫게 되죠.

 

[랑종]은 앞서 말한 것처럼 공포 영화입니다. [곡성]과 결이 유사하지만, [곡성]이 주었던 신묘한 느낌은 없습니다. 직진하는 작품입니다. 귀신에 빙의되었고, 그 귀신을 막지 못해 당한다는 이야기죠. 그 상황을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마치 실제와 같은 느낌을 줌으로써 공포감을 극대화하려고 했습니다. 5년 전에 [곡성]을 보고 감상문을 쓸 때도 [컨저링] 시리즈의 워렌 부부를 불렀으면 해결되었을 텐데, 이번에도 보면서 그런 걸 느끼기는 했습니다. 두 어달 전에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가 개봉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긴 했고요.

개인적으로는 지루했습니다. 러닝타임이 길다는 것도 한몫했고, 다큐멘터리 형식도 거들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선택했는지가 가장 큰 의문이었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인물들의 사건의 개입이 자연스럽지가 않고, 그나마 없는 개연성을 더 깎아먹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 카메라맨들의 극 중에서 역할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계속 따라다니더라고요.

[곡성]은 내가 그 상황 안으로 들어가 있는 것 같았는데, [랑종]은 그게 이뤄지지 않더군요.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한 것도 관객을 좀 더 그 상황으로 밀어 넣으려고 한 것 같기는 한데, 정말 영화로만 보인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왔던 '몰아치는 후반부'에서 그다지 감흥도 생기질 않았습니다. 카메라맨도 희생을 당하는 데, 결국 생각해 보면, 귀신에 씌운 인간들을 보여주기 위함이랄까요(영화적 장치로만 쓰인). 몰아치는 후반부도 새롭다기 보다는 익숙한 느낌이 들다 보니 놀람의 강도가 높지는 않았습니다. 자꾸 더 센 거를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도 보이기도 하고요.

[랑종]은 낯선 배우, 낯선 언어, 낯선 환경 그렇지만 익숙한 전개, 익숙한 스타일, 익숙한 공포 장치들이 섞여 있는 작품입니다.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무난히 볼 것 같지만 개봉 전 호들갑을 떨었던 미디어들 믿고 본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움이 더 클 작품인 것 같네요. 전 [나홍진]유니버스보다 [컨저링] 유니버스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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