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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웜 / La Nuée (2020)

봤어요! - 무언가/2021년

by 서던 (Southern) 2021. 8. 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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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진짜...

넷플릭스에 2021년 8월 6일 공개된 영화 [더 스웜]의 줄거리는 이러합니다. "열다섯 살 로라와 일곱 살 가스통, 두 남매를 홀로 키우는 비르지니는 농장에서 식용 메뚜기 사육을 시작한다. 하지만 삶은 녹록지 않다. 자금은 쪼들리고 현실적인 문제가 산적해가는 와중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웃과의 갈등으로 하루하루가 고되다. 그러던 중 메뚜기들이 특정 먹이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며 사태는 급변한다. 메뚜기들이 피 맛을 알아버린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제목처럼 벌레들에게 호되게 당하는 크리쳐물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좀 징그러운 장면들이 있겠지만, 주인공들이 고생하다가 결국은 어찌어찌 해결하게 되는 팝콘 무비 말이죠.

보고 나니 완전 제대로 한 방 맞은 느낌이네요. 한 마디로 이 영화 엄청납니다. 줄거리는 하나도 틀린 것이 없는 데, 피 맛을 알아버린의 주어가 메뚜기가 아니었기에, 그러다보니 예상했던 것과는완전하게 다른 영화였습니다. 피 맛을 알아버린 것은 두 남매를 홀로 키우는 비르지니였으니까요. 남편과 사별하고, 메뚜기를 양식하고 메뚜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비르지니. 그녀의 모든 삶의 중심은 메뚜기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이곳을 떠나기로 결정하죠. 그녀의 분노는 메뚜기에게 향했고, 그녀가 애지중지하게 가꾸던 작은 메뚜기 온실을 부수다가 쓰러집니다. 일어나보니 그녀의 피를 빨고 있던 메뚜기들이 있었고, 확연히 달라진 모습에 메뚜기 만큼이나 그녀도 피 맛을 알게 되죠. 그리고 비르지니는 다시 집착합니다. 그 집착은 비르지니 자신에게도 가족에게도 주변에게도 어둠의 징조를 가져오죠.

소름끼치고 오싹합니다. 차라리 대놓고 식인 메뚜기 때를 등장시켰더라면 징그러운 장면들은 고개를 돌려가면서 보겠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야하는 사람의 이야기인 것이죠.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무언가 터질 듯한 분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차갑고, 어둡고, 빛이 보이지 않는 것 말이죠. 처연하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네요. 영화 속 주인공 비르지니의 욕심은 광기로 변하고 그 광기는 걷잡을 수 없어지기에 이해는 되지만서도 말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죠.

영화 [더 스웜]은 영어로 번역한 제목을 그대로 가져왔고, 원제는 '구름'이라는 뜻을 가진 La Nuée 입니다. 프랑스어로는 폭풍이나 비를 몰고 오는 먹구름과 같은 의미를 지녔다고 하는데, 영화 마지막에 보여주는 이미지로 확실하게 보입니다. 너무나도 직역해버린 영어 제목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네요. 영화의 재미를 완전히 반감시키는 제목이거든요.

[랑종]에서 기대했지만,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던 오싹함과 무서움을 이 작품에서 만났습니다. 제목에서는 마치 그 공포감을 주는 존재가 메뚜기처럼 암시하기는 하지만, 실제 이 공포는 사람에 의해서죠. 그리고 그 사람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살기 위해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기에 슬프면서도 무서웠습니다.

사실 메뚜기들은 그저 장치였을 뿐인데, 이게 너무나도 잘 어우러지다보니 그 공포감이 배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이거 극장에서 봤으면 꽤나 힘들었을 것 같네요. 물론 공포 영화에 대한 감상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최근 본 영화 중에서 놀래키는 작품이 아닌 무섭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더 스웜]이 오랜만이었던 같습니다.

*랑종에서의 강아지보다 더 스웜에서의 강아지가 더 불쌍합니다.

**욕이 튀어날 뻔한 장면이 영화 말미에 두 어 번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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