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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2021)

봤어요! - 무언가/2021년

by 서던 (Southern) 2021. 9. 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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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디피]는 김보통 작가가 2015년에 발표한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최근 김보통 작가의 작품 중 [아만자]가 카카오TV 오리지널 시리즈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작품 외적으로 문제가 생기면서 거의 언급이 되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D.P.]는 너무 많이 언급이 되는 중입니다. 공개 전부터 시작해 공개 후 지금까지 말이죠. 그 이유야 명확합니다. 잘 만들어서 그렇고, 극 속에 담긴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요.

군대를 소재로 다룬 작품은 많습니다. 코미디, 액션, 드라마 등 장르도 다양하죠. 군대를 소재로 다룬 작품에 공감대를 갖는 층은 그 수는 많지만 제한적입니다.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죠. 어떻게 보면 확실한 타깃층이 있는 나름 장르물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군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군대 시절과 비교하면서 봅니다. 지겨울만도 한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추억담을 꺼내들죠.

20대 초중반의 청년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어 처음에는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적을 물리친다는 내용은 아닙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디피]는 군대 이야기 중에서 기존에는 보지 않았던, 아니 들려주지 않았던 다른 군대 이야기를 꺼냅니다. 군대라는 곳에서 20대 청년들이 근무지 이탈(탈영)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그리고 그들을 다시 근무지로, 누군가에는 지옥처럼 느끼는 그 곳으로 데려와야 하는 근무이탈체포전담조(Deserter Pursuit, D.P.) 안준호 이병(정해인), 한호열 상병(구교환)의 이야기입니다.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디피]는 [차이나타운]을 연출했던 한준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원작자인 김보통 작가 역시 각본 작업에 참여를 했습니다. 공개 전에는 사람들와 관심을 끌기 위해 주연 배우인 정해인과 구교환을 중심으로 이 시리즈의 이미지를 액션 버디물처럼 잡았던지라, 기대보다는 걱정이 크긴 했습니다. 웹툰이 담고 있는, 작가가 하고 싶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굳이 웹툰의 톤앤매너를 드라마가 꼭 따라가란 법은 없었지만, 너무 가볍게 그리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되었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디피]는 모두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 뉴스로만 접했던 일반인들, 그 곳의 분위기와 온도 그 느낌을 기억했던 예비역들에게는 불현듯 잊고 있던 좋지 않던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안준호 이병과 한호열 상병의 중심에 두고 있는 버디물이기는 하지만 도망치듯 군입대를 선택한 외로운 청년 안준호 이병의 성장 드라마면서, 나라의 부름을 받고 선택권 없이 입대한 청년들이 '죄'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6개 에피소드 모두 허투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군대는 시대를 초월한 곳이니까요. 드라마 배경이 2014년이라고는 하지만, 어쩌면 모든 예비역들은 자신의 군시절을 대입했을 것입니다.

선택하지 못하고 입대한 그 곳에서, 이해가 안 되는 상황들이 일어나고, 그 상황에서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근무지 이탈(탈영)을 선택하는 상황이 일어납니다. 안준호, 한호열 두 사람의 임무는 이들의 선택을 벌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들을 '무사히' 데려와야 하고요.

넷플릭스 였기에 '무사히' 원작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쉽게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잘 만들었으니 사람들이 계속 이야기를 할 수밖에요. [디피]는 정해인, 구교환 두 배우가 있었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조현철(봉디쌤), 신승호(황장수 병장), 손석구(임지섭 대위), 김성균(박범구 중사), 현봉식(천용덕 중령), 고경표(박성우 상병), 배유람(김규 상병) 등 출연하는 모든 배우의 열연으로 인해 이야기에 힘이 실렸고, 결국은 주연배우가 아닌 드라마 자체가 기억에 남게 되었네요.

*시즌 2가 만들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한호열 상병의 (칼침 맞은)과거 이야기가 궁금하니 프리퀄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안준호 일병(계급장을 단 마지막 장면을 보면), 한호열 콤비의 활약(?)을 그린 시퀄이 될 수도 있겠죠.

**에피소드 마지막 제목인 '방관자들'은 그 때 그곳에 있던, 이 시리즈를 보는 모두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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