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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맛 / 孤味

봤어요! - 무언가/2021년

by 서던 (Southern) 2021. 2. 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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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

2020년 대만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 비록 대만 최고의 영화제인 금마장 영화제에서는 [마이 미씽 발렌타인]에 밀리기는 했지만, 흥행에서만큼은 압도했던 그 작품 [고독의 맛]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가 되었습니다. 2020년 대만에서 개봉한 대만 영화 중에서도 NT 1억 달러를 돌파한 두 편 중 한 편이기도 합니다. 다른 한 편은 2020년 1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2020]이고요.

두 작품 모두 대만에서 모두 대대적인 흥행을 거둔 작품이지만, 한 작품은 70세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고, 다른 한 작품은 두 남성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흥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소재임에도 대체 대만이라는 나라는 어떻게 이런 이야기들에 관객들이 몰릴까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데, 영화를 보고 나서도 놀랍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영화 [고독의 맛]은 쉬청제 감독이 2017년 만들었던 동명의 단편 영화를 장편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쉬청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고요. 단편이나 장편이나 [고독의 맛]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세 딸을 홀로 키우면서 커다란 식당을 운영하는 린 여사의 70세 생일날, 집 떠난지 20년이 넘은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린 여사와 남은 가족들은 서로 알지 못한 이야기, 그리고 풀어내지 못했던 감정들을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고독의 맛]은 누구의 감정선을 따라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물론 주인공 린 여사의 감정선을 따라갈 수밖에 없겠지만, 그녀가 느끼는 그 감정이 '고독의 맛'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은 떠난 사람보다 남은 사람이 정리해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니까요.

아내고, 어머니고, 아버지 역할까지 하는 가장이었던 린 여사가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감정을 놓아주는 순간, 그것이 용서일지 아니면 포기일지 그것은 린 여사만이 알고 있겠지만,(전 용서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은 들지만) 그녀가 지내온 수십 년의 세월은 누구라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남편이 그녀 곁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외로웠고, 그녀가 남편을 보내기로 결심한 후에도 그 외로움은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지라는 생각도 들고요.

영화 [고독의 맛]은 좋은 영화입니다. [승리호]와 함께 공개가 되는 바람에 관심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이지만 놓치면 아까운 작품이에요.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 그리고 대만의 그 풍경까지 2시간 남짓 보는 사람을 적셔주는 작품입니다. 잔잔한 드라마고 이해하기 힘든 순간들도 종종 보이지만, 자신을 위해서 용서를 하는 린 여사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린 여사 역을 맡은 천수팡 배우를 비롯해 세 명의 딸 역에 셰잉쉬안, 비비안수, 쑨커팡 손녀인 천옌페이까지 모두 인상적입니다. 특히 첫째 딸 역을 맡은 셰잉쉬안은 대만 영화 사랑에 눈뜨게 해준 [나의 EX, 2018]의 그녀여서 그런지 더욱 반갑더군요.

참고로 이 작품 역시 영화 속에 흐르는 노래가 참 좋습니다. 최근에 본 대만 영화들 [마이 미씽 발렌타인],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그리고 [고독의 맛]까지 영화 속 주제곡들이 다들 이렇게나 좋은지, 영화를 보고 나면 노래 찾아 듣는 것이 루틴처럼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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