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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 Space Sweeper

봤어요! - 무언가/2021년

by 서던 (Southern) 2021. 2. 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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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의 다음이 아니라 덱스터의 다음이 궁금하다

 

조성희 감독은 4년 주기로 [늑대소년, 2012]과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2016]을 내놓았습니다. [늑대소년]은 전국 66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약 14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었죠. 이렇듯 4년 주기로 신작을 내놓았던 조성희 감독의 신작인 [승리호]도 전작을 내놓은 지 4년이 지난 2020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었습니다. 개봉전부터 [승리호]는 한국에서는 최초로 스페이스 오페라물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죠.

2020년 2월 시작된 코로나로 상심이 컸던 영화팬들에게 [승리호]는 기쁨을 주리라 생각했지만, 두 번의 개봉 일정이 변경이 있었고 결국은 극장 개봉을 포기합니다. 약 240억원의 제작비, 손익분기점이 530만 명에서 최대 750만 명이라고 하니 아무리 극장에 건다고 해도 극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극장에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매우 컸습니다. 만든 사람들도 그랬을테고, 기다렸던 팬들도 그랬겠죠. 넷플릭스가 이 작품의 판권을 거금을 들여 사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둔갑시켰을 때는 여러모로 잘 됐다고 생각하면서도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수 있었는데, 극장이 아닌 안방에서 만나게 됐으니까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개봉 시기 1년을 통째로 날려버리로 2021년 공개된 [승리호]. 한국 최초의 스페이스 오페라물이고, 240억 원의 제작비,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목소리), 리차드 아미티지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이뤄졌고, 예고편이었을 뿐이지만 의외로 잘 뽑힌 CG 장면들로 기대치가 있긴 했던 작품입니다. 물론 조성희 감독이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가족들이 이 영화를 많이 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아이들이 재밌게 보면 좋겠다"고 말했던 지라 진입장벽이 매우 낮겠구나, 이해하기는 정말 쉽고 친절한 영화겠구나라고 생각하기는 했습니다. 그 예상은 맞았습니다. 완벽한 가족 SF 영화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보면 딱 좋을 영화입니다. [카우보이 비밥] 시리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뿐 아니라 [스타워즈] 시리즈와 [스타트렉] 시리즈로 눈높이를 올린 성인 관객들에게는 아쉬운 작품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즐거울만한 작품이네요.

[승리호]는 우주 청소부 4명이 우연히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꽃님이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이 안에서 벌어지는 뻔한 사건 사고 그리고 반전들이 펼쳐집니다. 넓디 넓은 우주라는 공간에서 말이죠. [승리호]를 보면서 놀란 것은 CG입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CG의 역할이 너무 중요하고 CG의 완성도가 영화를 보는 즐거움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는데, [승리호]의 CG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아마 올해 한국 영화 시상식에서 특수효과와 관련된 상은 모두 가져갈 것이 분명합니다. 그 정도로 CG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그에 반해 아쉬운 점도 확실합니다. 자기 역할 이상을 한 [승리호]의 CG에 비해서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매력도 그리고 음향과 관련한 부분들이죠.

아무래도 SF 영화다 보니 영확 속에서 벌어지고 보여지는 것들에 대한 이해가 한 번에 안 될수는 있지만, [승리호]는 꽤나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캐릭터들의 과거 사연부터, 이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배경, 악당의 이야기까지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이죠. 그래서 속도감이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은 매우 바쁘고 다급하지만 설명을 일일이 다 하고 있으니 보는 입장에서는 그 속도감이 느껴지지가 않죠. 굳이 설명 안해줘도 되는 것들이 나오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자연스레 러닝타임이 길어진 이유기도 하겠죠. 그래서 긴장감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비장함이 묻어나는 장면에서도 감흥이 일어나지 않고요. 웃음 유발하는 장면들도 있던 것 같긴 한데, 웃음이 나오지도 않았고요. 참 평평합니다. 무엇보다 캐릭터들 매력도도 떨어지다 보니 그 평평함이 더하고요. 배우들이 열심히 하기는 하는데, 잘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꽃님이가 제일 인상에 남습니다.

외계인이 등장하지 않는 우주 영화라는 점은 신선하면서 아쉬웠습니다. 외계인만 등장했더라도 더 볼거리가 많았을텐데 말이죠. 외계인 대신에 전 세계 외국인들로 대체한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긴 했습니다. 끝까지 보면서 제작사와 감독, 배우 입장에서는 속편을 예상했겠제만, 이 조합이라면 속편이 기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의 다음 모험이 궁금하진 않거든요. 세계관을 만들기도 애매하죠. 오히려 CG를 담당했던 덱스터 스튜디오가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할 지가 더 궁금하네요. 이렇게나 보는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던터라, 아마 SF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머릿속에서 시나리오만 썼던 예비 감독들에게는 희망이 되었으리라 봅니다.

*김무열, 김향기 배우 출연도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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