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어요! - 무언가/2021년

#차인표 / What Happened to Mr. Cha?

서던 (Southern) 2021. 1. 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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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그대 품안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차인표]가 드디어 공개가 되었네요. 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기 보다는 공개 2~3주 정도를 앞두고 예고편과 작품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었습니다. 제목도 그렇고, 주연 배우가 제목 그 자체였으니까요. 여기에 제작자사는 [극한직업]을 만든 곳이고, 이런 작품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하니가 더욱 그랬겠죠. 영화 [차인표]는 이렇게 저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사실 이런 스타일의 작품은 할리우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아담 샌들러 사단의 코미디 영화들이 이런 결이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아담 샌들러를 너무나 좋아하는 지라 한국에도 이런 류의 영화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웠습니다. 거기다가 '차인표'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는데, 진짜 '차인표'가 직접 '차인표'를 연기하면서 자신이 직접 웃음의 소재로 만들었으니 못해도 별 하나는 더 줄 수 있었죠.

영화 [차인표]는 재난영화입니다. 재난으로 인해 한 사람에게 재난이 일어나는 재난의 재난 영화입니다. 여전히 <사랑을 그대 품 안에>의 그 캐릭터로, 그 이미지로 먹고 사는 차인표. 젠틀함, 강인함, 부드러움, 올곧음 등 좋은 이미지를 다가지고 있는 차인표는 자신이 구축해 놓은 자신의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가 구축해놓은 세계에서 왕년의 스타 차인표는 자신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차인표 유니버스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한 노력이기도 했지만, 실제로 잘 모르기도 했습니다. 현재 그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요. 그런 배우의 매니저 아람(조달환)에게는 차인표 매니저 자체가 극한직업 그자체였죠. 아람도 금이 가고 있는 차인표 유니버스를 어떻게든 막아주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왕년의 스타 차인표는 애견 별님이를 데리고 산책을 합니다. 극성스러운 팬 미팅을 하면서 똥을 잡게 되고, 진흙탕에 구르면서 몰골이 말이 아니게 되는데요. 그러다가 근처 여고 샤워장에서 몸을 씻고자 들어가고, 여전히 자신의 필살기 검지 흔들기에 도취하는 순간 갑자기 샤워장이 무너집니다. 그리고 차인표는 알몸인 상태로 무너지는 건물 속에 갇히죠. 생명이 오가는 절대절명의 순간에도 그는 스타 차인표를 포기하기가 힘들었고, 매니저 아람만이 이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이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죠. 그가 스타를 포기하지 않고 버둥댈수록 바깥 상황은 꼬이기만 하고요.

영화는 차인표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빌려, 웃음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차인표라는 배우가 자신의 이미지를 코미디 요소로 활용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텐데도 진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기지는 했습니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희화화 시키는 것들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분노의 양치칠' 같은 것도 등장했더라면 피식하고 웃을 수는 있겠지만, 영화 [차인표]는 차인표의 시작이었던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계속 코미디적인 요소로 삼고 갑니다. 그리고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차인표의 이미지도요.

전체적으로 심심하긴 합니다. 좀 더 쎄게 갔어도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담 샌들러의 코미디에 익숙한 저로서는 더더욱 그랬죠. 이 영화의 코미디 톤은 가족 영화에 가까운 정도고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만한 수준입니다. 다행인 것은 웃기기 위한 압박으로 인해 전개와 전혀 상관없는 쌩뚱맞은 웃음 설정들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이야기 흐름에 방해되지 않게 좀 더 힘을 주었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영화 전반적으로 피식피식 하는 웃음들을 계속 유발합니다. 그것이 대부분 차인표라는 배우를 통해서 나오고 있고요. 매니저로 출연한 조달환 배우나, 교장으로 출연한 박영규 님은 확실하게 자신의 톤으로 보여주지만, 대부분 이 작품에서 기대치는 차인표가 얼마나 웃길 수 있겠어?였을테니까요. 그런데 꽤 좋았습니다. 혼자서 거의 99% 이상을 끌어가야 하는 작품임에도 말이죠.

목소리 카메오의 신애라, 잠깐이지만 등장하는 류승룡, 권오중 그리고 장항준 감독까지 카메오들의 등장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는 무리하지 않은 웃음들로 즐겁게 본 작품입니다. 이런 프로젝트 도전하는 것 자체가 차인표의 진정성이고, 충분히 느끼긴 했습니다. 2편도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는데 욕심일까요. 2편은 <차인표 2>라고만 해도 충분할 테니까요. 할리우드로 진출하려는 중년 배우의 이야기로 해도 되겠네요.

참가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웃었던 장면은 영화 말미에 하나 있습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웃으면서 탄식을 내뱉게 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검지가 잘리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의 모든 것을 잃는 순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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