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 JUNG_E
연출: 연상호
각본: 연상호
원안: 연상호
출연: 강수연, 김현주, 류경수 외
제작: 클라이맥스스튜디오
플랫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공개일: 2023년 1월 20일 (전 세계)
-연상호 감독이 밀어붙이는 힘만큼은 대단하다. 주류 시장에 진입하기 힘들었던 소재 '좀비'를 다룬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시키더니,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하는 사후 세계와 초자연적인 소재를 가지고 만든 드라마 [지옥]으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공시키면서 장르물을 주류에 올리는 데 성공했으니.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려고 하니, 이번에는 SF다. '알리타'가 생각나기도 하고, '공각기동대'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어쨌든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픈 연상호 감독의 뚝심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한국 SF영화의 신기원을 연다'는 카피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앞으로 다른 사람들이 이런 소재로 작품을 만들고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는 연상호 감독의 [정이]가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정이]는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고자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해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터미네이터'고, '로보캅'이고, '블레이드 러너'고 앞서 언급한 '알리타'고 '공각기동대'고 모든 것을 버무렸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오락 영화로서의 역할만 무난히 수행한다고 해도 반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싶다.
에고편을 통해서 나오기는 했지만, [지옥]에 이어 이번에도 연상호 감독과 함께 작업한 김현주 배우가 최강의 전사 정이역을 맡아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나름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리고 올해 5월 세상을 떠난 강수연(1966-2022)의 유작으로 강수연은 '정이'의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서현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연상호 감독의 도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성공해 뒤를 이어 한국에서도 끊임없이 SF 대작들이 나올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