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zilla vs. Kong / 고질라 vs 콩
연출: 애덤 윈가드
각본: 에릭 피어슨, 맥스 보렌스테인
원안(캐릭터): 토호, 에드가 월러스, 메리엔 C. 쿠퍼
출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에이사 곤살레스, 밀리 바비 브라운, 레베카 홀, 오구리 슌,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제시카 헨윅, 줄리안 데니슨, 카일 챈들러, 크리스 초크, 장지이
제작: Legendary Pictures
배급: 워너
개봉: 2021년 3월 31일 (북미 - 극장 & HBO Max)
-일본산 괴물 '고질라'에 보내는 할리우드의 구애는 꾸준했다. '고질라'라 뭐라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지, 어떻게든 그 괴물을 북미 영토로 데려왔으니까. 크기로만 밀어붙이던 [고질라]는 그렇다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작품도 아니었다. 고질라 존재 자체가 인간들이 공격할 대상으로만 만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어정쩡하기도 했다.
여하튼 2014년 가레스 에드워즈 감독이 연출안 [고질라]에 이어 2017년 [콩: 스컬 아일랜드] 그리고 2019년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를 선보이면서 제작사인 레전더리 픽처스와 배급사인 워너 브러더스는 사람들이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세계관 하나를 만들었다. 바로 몬스터버스다. MCU가 워낙에 커서 그렇지, 워너 역시 DCEU를 비롯해 컨저링 유니버스도 있고, 몬스터버스까 나름 세계관을 3개나 가진셈.
여하튼, 고질라를 등장시키고, 우리의 킹콩을 등장시키고, 다시 고질라 외 모스라, 로단, 킹기도라까지 동원하면서 시리즈를 키우던 레전더리 픽처스가 드디어 콩과 고질라를 맞붙인다. 시리즈로 본다면 4번째이고, 주요 배우들로 따지자면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 출연했던 밀리 바비 브라운, 카일 챈들러, 장지이가 출연하니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직접적인 속편에 더 가까운 느낌이기는 하다.
[더 게스트, 2014], [블레어 위치, 2016], [데스 노트, 2017] 등 공포 영화를 연출했던 애덤 윈가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앞서 언급한 밀리 바비 브라운, 카일 챈들러, 장지이 외에 오구리 슌,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에이사 곤살레스, 레베카 홀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애덤 윈가드 감독으로서는 지금까지 본인이 만들었던 모든 작품들을 합친 제작비보다도 많을 이 거대한 프로젝트가 살짝 부담스럽기는 할 테지만, 기존 블록버스터에서는 볼 수 없는 그만의 호러 감성을 녹여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는 하고 있다.
[고질라 vs 콩]은 2020년 개봉 예정이었던 작품이었으나, 코로나 19로 개봉 일정이 연기되었고 2021년 워너의 HBO Max 프로젝트 라인업 중하나가 되었다. 극장과 스트리밍 서비스 동시 공개가 된 것. 특히나 이 작품은 대형 화면에서 대형 사운드가 적합한 작품이라고
느껴지는 바,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하긴 하다. 극장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수도 있을 것 같고.
일본에서는 1962년에 이미 이 컨셉의 작품을 만들었다. 이번에 제작한 할리우드 버전과는 달리 제목의 앞뒤가 바뀐 [킹콩 대 고질라 キングコング対ゴジラ, 1962]라는 제목으로. [킹콩 대 고질라]는 일본에서 제작한 전체 고질라 시리즈 중 3편에 해당했고, 당시 1,120만 명(1,255만 명이라는 설도)의 관객을 동원하여 액도 고질라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시리즈기도.
킹콩이 고질라와 어떻게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지에 대한 답은 1962년 일본 버전에서 어느 정도는 유추해볼 수 있을 듯 한데. 내용을 살펴보니 당시 [킹콩 대 고질라]에서는 자위대가 고질라를 막기 위해 백만 볼트가 흐르는 송전탑을 세웠고 이 송전탑의 흐르는 전류가 킹콩의 체질을 바꾸게 되면서 전류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그래서 번개를 통해 이 전류를 이용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설정으로 고질라와 나름 대등한 싸움을 벌일 수 있게 한 것. 아마 할리우드 버전도 이런 설정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한데, 뭐 그런 거 따지면서 볼 작품은 아니란 거 다 알고 있으니까.
두 괴수의 싸움질이 과연 극중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두 괴수는 인류와 공존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은근히 재밌을 것 같기는 한데, 만일 이번 작품이 잘 된다면 '몬스터버스'의 확장은 따놓은 당상이 아닐까 싶다. 잘 안 된다면...'몬스터버스'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