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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트 데인저러스 게임 / Most Dangerous Game (2020)

봤어요! - 무언가/2021년

by 서던 (Southern) 2021. 9. 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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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만 버티면 290억 원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지금껏 보도듣도 못한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사람들을 사지에 몰아넣고, 그들을 말처럼 부리는, 그리고 말처럼 부려질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다를 뿐이죠. [오징어 게임] 공개 이후 계속 언급되는 일본 만화 <신이 말하는 대로>, <배틀로얄>, <카이지> 등을 통해 이미 우리는 봐왔기에 익숙하죠. [오징어 게임]은 그 이야기를 잘 전달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2020년 역시 이런 위험한 '게임'을 다룬 작품이 할리우드에서도 나왔습니다. 이 작품 역시 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오리지널 콘텐츠였죠. 지금은 아마존 프라임에서 2시간 남짓 분량으로 소개가 되는 작품이지만, 사실은 2020년 4월 드림웍스의 설립자 중 한 명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휴렛 팩커드 대표였던 맥 휘트먼이 만든 숏플랫폼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 Quibi(퀴비)의 오리지널 콘텐츠인 [모스트 데인저러스 게임]입니다. 이 작품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퀴비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퀴비는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들로부터 많은 투자와 관심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문을 열었고, 요즘 사람들이 긴 영상보다는 짧은 영상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트렌드에 맞춰, 대부분의 콘텐츠를 10분 내외 남짓으로 만들어 선을 보였습니다.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가 장편이라는 형식에 집중할 때, 퀴비는 숏폼이라는 형식에 집중했죠. 이런 시도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으나, 늘지 않는 구독자와 늘어나는 콘텐츠 제작비 그리고 코로나라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여러 악조건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서비스 런칭 6개월째인 2020년 12월 서비스는 종료하고 맙니다. 2021년 5월 퀴비의 라이브러리(콘텐츠들)는 로쿠가 인수했고, 당시 만들었던 콘텐츠들은 어떻게든 볼 수 있게 되었는데, 바로 이 작품 [모스트 데인저러스 게임]도 퀴비의 콘텐츠였습니다.

사실 처음에 [모스트 데인저러스 게임]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이렇게 캐릭터들의 대사가 부연 설명처럼 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빠르게 편집해서 나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내용들인데, 등장 인물들의 대사가 굉장히 자세하고 설명적이랄까요. '왜 그렇지?'하고 정보를 찾아보니 바로 이 작품이 퀴비의 오리지널 콘텐츠였습니다. [모스트 데인저러스 게임]은 퀴비가 론칭한 2020년 4월, 동시에 선보인 퀴비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당시에는 편당 7분 내외로 총 15개의 에피소드로 공개가 된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본 것은 이 에피소드를 한 번에 묶은 편집본이었고요. 에피소드 당 7분이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그 안에서 나름의 서사구조를 갖고, 다음회까지 보려고 만들어야 하니, 대사 분량이 꽤 필요할 수밖에 없었죠. 제가 그렇게 느낀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스트 데인저러스 게임] 속 주인공 닷지 파인스(리암 헴스워스]는 파산했고, 아들은 곧 태어나는 데,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까지 받은 젊은 사업가입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과 마주하게 된 것이죠.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미스터리한 남자 마일스(크리스토프 왈츠)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합니다. '당신이 사냥감이 되어 24시간 동안 살아남는다면, 당신의 계좌에는 총 290억 원의 돈이 입금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구체적으로는 시간당 돈이 입금이 되어서, 최종금액을 다합치면 저정도). 이런 바보 같은 게임에 참가하지 않으려했지만, 본인의 상황으로 인해 결국 사냥감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무모한 게임은 시작되고, 그는 돈을 마련하고자 그리고 살기 위해 디트로이트에서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초반 게임에 참가하기까지의 흥미로운 설정과 이야기는 분명히 좋았습니다. 뻔하기는 하지만, 극한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특별계층의 사람들이 인간을 사냥한다는 설정이 익숙해도, 이번에는 그 사냥터가 도시다보니 좀 다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도시 내에서 사냥을 한다는 설정으로 인해 정말 자잘한 규칙들이 있는데 사실 이는 어쩔 수 없기는 합니다. 리암 헴스워스가 맡은 닷지 파인스가 사냥꾼들을 피해서 도망다니다가 이 게임에 무언가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약간의 반전을 꾀하는 것이 사실 이 시리즈의 진짜 재미기는 합니다만....

이 살인 게임의 프로모터인 마일스(크리스토프 왈츠)와 이 게임의 말인 닷지 파인스(리암 헴스워스)의 대립각보다는 닷지가 어떻게 살아남는지가 이 작품의 전반적인 재미 포인트기는 한데, 이게 초반의 흥미로움에 비해서 사냥감을 잡으려는 사냥꾼들의 능력이나 매력치가 떨어지면서 점점 힘을 잃기는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7분짜리 드라마라로 제작했다보니, 기승전결의 매끄러움은 없고, 게임이 진행될 수록 지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는 점도 그렇고요.

결과적으로 반전 역시 예측 가능한 흐름으로 갑니다. 심지어 시즌 2를 암시하는 결말까지도요. 전체적으로 보면 원래 형식대로 7분짜리로 15편을 끊어서 봤더라면 이렇게 하나의 편집본 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은 들었습니다. 15편을 정주행하는 것과 15편을 묶은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작품은 현재 시즌 2 제작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는데, 시즌 1처럼 7분짜리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50분짜리로 에피소드 4~5개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한 편의 장편 영화처럼 만들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러닝타임과 형식에 따라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완전히 다르게 다가오니까요.

요즘 사람들이 숏폼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에피소드마다 한 시간이 넘는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것은 뭐 시간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긴 이야기를 요약해주는 것은 좋아하지만, 길게 해도 될 이야기를 짧게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랄까요. 퀴비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것은 그 가르침을 주는 것 같고, [모스트 데인저러스 게임]을 보니 더욱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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