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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두가 나를 잊었다, 야쿠쇼 코지×쿠도 칸쿠로의 ‘누가 내 얘기 안 했어?’

서던 (Southern) 2026. 8. 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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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俺のこと、なんか言ってた? / 누가 내 얘기 안 했어?
연출
카네코 후미노리, 사카가미 타쿠야, 와타베 아츠시
극본
쿠도 칸쿠로
출연
야쿠쇼 코지, 카쿠 켄토, 마츠야마 켄이치, 에구치 노리코, 카와이 유미, 하마다 마사토시, 이소무라 하야토, 카미카와 슈사쿠, 야마모토 히로시, 요시다 요 외
제작
THE SEVEN
제작 협력
ROBOT
플랫폼
넷플릭스
에피소드
8화
공개
2026년 10월 22일 (전 세계)
 

-일본 콘텐츠 하면 늘 원작을 찾게 된다. 만화든 소설이든 원작을 기반으로 한 실사 프로젝트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2026년 가을 공개되는 <누가 내 얘기 안 했어?>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관심이 간다. 거대한 액션도, 유명 만화 원작도 없다. 대신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인 야쿠쇼 코지에게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대배우’를 연기하게 한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흥미로운 작품이다.

각본은 쿠도 칸쿠로, 기획과 프로듀싱은 이소야마 아키가 맡았다.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조합이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키사라즈 캣츠아이>, <타이거 & 드래곤>, <내 집 이야기>, 최근의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까지 독특한 코미디와 인간극을 만들어온 오랜 협업 관계라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다만 카네코 후미노리 감독까지 함께한 이번 작품은 단순히 쿠도 칸쿠로와 이소야마 아키의 조합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이들이 오랫동안 함께 구축해온 창작 계보의 연장선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래서 기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인공은 타카세가와 겐. “그를 모르는 일본인은 없다”고 할 정도의 국민적 대배우다. 그는 영국 런던의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에서 일본인 최초로 주연을 맡고, <리어왕> 무대에 올라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낸다. 배우로서는 정점에 도달한 순간이다. 그런데 무대에서 내려온 타카세가와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작품에 대한 평가도 아니다. “누가 내 얘기 안 했어?” 다. 자신이 없을 때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했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제목 자체가 이 남자의 성격을 설명한다. 그리고 팬데믹 때문에 일본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그는 약 2년 만에 의기양양하게 귀국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아무도 그를 모른다. 길거리 사람들뿐 아니라 가족도, 동료도, 그가 몸담고 있던 연예계 사람들조차 타카세가와 겐이라는 사람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어제까지 국민배우였던 남자가 하루아침에 무명배우보다 못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타카세가와에게 이 상황이 특히 잔인한 이유는 그가 전설적인 배우여사가 아니다. 이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야 하고, 자신의 연기를 칭찬해야 하며, 자신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야 하는 것에 미쳐 있는 ‘인정욕구의 덩어리’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에게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잊어버린 상황은 거의 지옥에 가깝다. 결국 타카세가와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엑스트라로, 단역이 되고, 사우나에서 아우프구스를 하는 열파사가 된다. 그가 잃은 것은 유명세만이 아니다. 명성, 가족, 직업 그리고 돈까지 모두 사라진다. 그런 상태에서 다시 배우가 되기 위해 밑바닥부터 올라가는 것이 <누가 내 얘기 안 했어?>의 기본 이야기다.

기획·프로듀서 이소야마 아키는 “조금 SF적인 설정이 있지만 굉장히 스트레이트한 휴먼 코미디다.” 즉 ‘왜 사람들이 타카세가와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나’를 찾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극본을 쓴 쿠도 칸쿠로 또한 이 작품의 인정욕구를 극 중 타카세가와만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SNS 계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조금 연출하고, 과장하고, 누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그런 인간의 귀찮고도 우스운 성질을 옳다거나 잘못됐다고 판단하기보다 그냥 코미디로 그리고 싶었다"고 작품에 대해 소개하기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제작진이다. 쿠도 칸쿠로와 이소야마 아키의 인연은 2000년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쿠도 칸쿠로에게 이 작품은 첫 연속드라마 각본이었고, 이후 두 사람은 《키사라즈 캣츠아이》, 《타이거 & 드래곤》, 《우누보레 형사》, 《미안해 청춘!》, 《내 집 이야기》,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등을 함께 만들어왔다. 그리고 여기에 카네코 후미노리가 다시 들어온다. 카네코 감독 역시 《IWGP》에서 세 번째 연출자로 참여했고, 《키사라즈 캣츠아이》에서는 메인 감독을 맡았다. 이후 《타이거 & 드래곤》, 《유성의 인연》 등 쿠도 칸쿠로 작품을 여러 차례 함께 만들었다. 결국 《누가 내 얘기 안 했어?》는 단순히 유명한 사람들이 새롭게 만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20년 넘게 함께 일본식 드라마 코미디의 한 계보를 만들어온 사람들이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에서 다시 만나는 작품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리고 이소야마 아키와 쿠도 칸쿠로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야쿠쇼 코지다. 야쿠쇼 코지는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고, 빔 벤더스 감독의 <퍼펙트 데이즈>로 2023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까지 받은 배우다. 야쿠쇼 코지는 쿠도 칸쿠로의 극본을 “치밀하면서도 엉뚱하고, 웃기면서 이상하게 감동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이번 작품은 그가 자신의 배우 인생에서 두 번째로 ‘배우 역할’을 맡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놀라운 캐스팅이 하나가 더 있는데, 일본 최고의 코미디언 중 한 명인 다운타운의 하마다 마사토시다. 무려 16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다. 그가 맡은 미부 다이야(壬生大也)는 타카세가와의 라이벌이자 현재 잘나가는 인기 배우 역. 넷플릭스 측이 타카세가와의 라이벌로 “놀랄 만큼 새로운 빅 캐스팅”을 원했고, 이소야마는 바로 하마다를 떠올렸고 그를 캐스팅한 것. 그뿐만이 아니다. 카쿠 켄토, 마츠야마 켄이치, 에구치 노리코, 카와이 유미, 이소무라 하야토, 카미카와 슈사쿠, 야마모토 히로시 등 초호화 조연진들로 채운 것.

표면적으로는 몰락한 스타의 재기극처럼 보이지만, <누가 내 얘기 안 했어?> 궁극적으로 묻는 것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여전히 나인가라는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타인의 반응과 인정에 기대고 있기에, 그의 과장된 인정욕구를 보며 “나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쿠도 칸쿠로 작가는 그걸 이야기하고 싶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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